수원교구 요당리 성지

수원교구 요당리성지

14호(2008년 1월): 우리는 때때로 진실이라는 두 번째 편지를 쓸 필요가 있다.

글쓴이 : 요당리성지 날짜 : 08-01-18 16:41 조회 : 3975

제목: 우리는 때때로 진실이라는 두 번째 편지를 쓸 필요가 있다.

+ 그리스도 우리의 평화
사랑하는 요당리 성지 후원회 가족 여러분! 안녕하셨습니까? 2008년 새해를 맞이하여 더욱더 영육간에 건강하시고 여러분들이 하시는 모든 일에 주님의 은총이 언제나 함께 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지난 한해 어려우신 가운데에서도 여러분들 한분 한분이 저희 성지를 위해 보여주셨던 정성은 단 1년만에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기적을 일구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기적은 영적인 안식을 필요로 하는 많은 신자분들의 발걸음으로 이어지면서 또다른 기적을 낳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2008년도가 시작되면서 여러분들에게 공지해 드린대로 그 기적의 중심이 될 성전건축이 시작됩니다. 많은 어려움이 예상됩니다. 하지만 여러분들이 보여주셨던 그 정성과 기도의 힘이 있다면 내년도 이맘때에는 또다른 기적을 창출하는데 힘써주신 여러분들에 대해서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듭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올 한해 저희 성지의 존재 이유인 여러분들의 힘을 다시한번 보여주시길 간절히 청원드립니다.
참고로 여러분들에게 공지해 드린대로 기적의 중심지가 될 성전의 모습이 확정되었습니다. 그래서 그 모습을 부족하지만 회지를 통해서 보여드립니다. 지붕선이 많이 강조되었고, 새의 모습을 형상화한 아름다운 성전입니다. 다음 회지를 통해서는 성전이외에 건축될 관리동(소성당, 사무실, 집무실, 성물방, 전시실겸 휴게공간)과 사제관, 식당(120명 수용) 그리고 야외 화장실의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 우리는 때때로 진실이라는 두 번째 편지를 쓸 필요가 있다.
링컨 대통령과 그의 비서관 스탠튼에 관한 일화입니다. 어느 날, 잔뜩 화가 난 스탠튼이 대통령 집무실에 들어섰습니다.
“아니 자네, 왜 그렇게 화가 난 겐가?”
“나 원 참 기가 차서 말입니다. 글쎄, 각료 하나가 제 결정이 편파적이라지 뭡니까? 뿐만 아니라 툭하면 각하에 대한 험담도 늘어놓는 작자입니다!”
“그럴 수가!”
“그래서 제가 지금 그 작자에게 편지를 쓰려고요!”
“거 좋은 생각이군. 어서 편지를 써서 되갚아 주게나.”
스탠튼은 링컨의 부추김에 힘입어 즉시 편지지 위에 안 좋은 감정을 쏟아냈습니다. 그러곤 완성된 편지를 소리 내어 링컨에게 읽어 주었습니다.
“좋아, 아주 신랄하군. 이제야 기분이 좀 풀리는 것 같네, 그렇지 않나?”
링컨의 말에 의기양양해진 스탠튼은 서둘러 편지를 접어 봉투에 넣었습니다. 그러자 링컨이 그를 만류하며 말했습니다.
“자, 이제 그만두게. 그 편지는 부칠 수 없네.”
“네? 그만두라니요?”
“지금까지 실컷 헐뜯었으면 됐지 편지는 부쳐 뭐 하나. 나도 내 비위를 거스르는 사람들에게 수십 통의 편지를 썼지만 이제껏 한 번도 보낸 적은 없다네.”
“아니 그럼 왜 편지를 쓰라고 부추기신 거죠?” 얼이 나간 스탠튼이 물었습니다.
“부치지 못할 편지라도 쓰는 동안 분노란 감정이 사그라지니까 말이야. 자네도 훨씬 기분이 나아졌겠지?”
스탠튼은 황당했지만 링컨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잠자코 있던 그에게 링컨이 다시 말했습니다.
“자, 이제 보다 현명한 두 번째 편지를 써 보는 건 어떻겠나?”

우리는 때때로 우리의 순간적인 감정이나 이기적인 생각이 담긴 편지보다는 절제되고 정제된 진실이라는 현명한 편지를 쓸 필요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나약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더불어 살아갑니다. 더군다나 우리가 처한 상황은 늘 우리를 만족시키지 못할 때가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우리가 순간적인 감정이나 이기적인 생각만을 가지고 우리가 처한 상황이나 사람들만을 바라본다면 우리는 진정한 삶의 모습을 바라보지 못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보다 현명한 사람이라면 다시한번 자신의 모습을 하느님 안에서 바라보며 진실이라는 두 번째 편지를 쓸 필요가 있습니다. 즉 분노의 편지를 찢어버리고 용서의 편지를, 불의의 편지를 찢어버리고 정의라는 편지를, 이기적인 편지를 찢어버리고 이타적인 편지를 쓸 필요가 있습니다. 이렇게 될 때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삶의 의미와 깊이를 이해하고 바라볼 수 있을 것입니다.

2. 바쁜 일상 가운데에서도 하느님안에서의 내적인 침묵과 정적을 즐겨해야 한다.
예전에 교구청에 근무했을 때의 일입니다. 그때는 교구청 편제가 개편이 되면서 낮에는 교구청에서 근무하고 저녁때 퇴근해서는 성사신부로서 모본당에서 숙식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다른 일반 신자분들처럼 출퇴근을 하는 생소한 생활을 하다보니 처음에는 적응을 잘 못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어떤 때는 퇴근해서 숙소로 돌아오자마자 피곤함에 그냥 지쳐 쓰러져 잠이 드는 때도 있었고, 또 어떤 때는 허둥지둥 식사도 거르며 출근해야 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러다보니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즉 제가 신부인지, 직장인인지 구분이 안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하루는 심각하게 그 문제에 대해서 성찰을 했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그 문제의 해답은 간단했습니다. 즉 제 자신이 피곤하다는 이유로 지금처럼 “하느님 안에서 단 5분이라도 진지하게 내적인 침묵과 정적을 즐겨하지 않았다” 라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해답을 알고난 후 더 이상 저는 직장인이 아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하느님안에서의 내적인 침묵과 정적은” 우리의 나약한 본성에도 불구하고 진실이라는 두 번째 편지를 우리 삶에서 언제든지 쓸 수 있는 원동력이요, 하느님을 모르는 이 세상에서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시켜 주는 필수적인 요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바쁜 일상 가운데에서도 하느님안에서의 내적인 침묵과 정적을 즐기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요즘 많은 신자들이 주일에 절로 가고 있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개종을 해서가 아니라 바쁘고 피곤한 일상을 떠나 산사의 정적을 맛보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어떤 면에서는 이해가 됩니다. 하지만 우리가 마음만 먹는다면 우리의 일상 안에서 또 가까운 우리의 본당이나 성지에서 언제나 하느님안에서 고요와 침묵의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2008년도 새해를 맞이하여 이러한 시간을 하루중에 단 5분이라도 갖겠다는 좋은 결심들을 가지시기를 기원합니다.

사랑하는 우리 요당리 성지 후원회 가족 여러분! 교적상 신자가 하나도 없는 가운데에서도 저희 성지가 존재하는 이유는 여러분들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늘 여러분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며, 부족하지만 하느님 안에서 성지개발을 위해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시한번 여러분들 모두가 영육간에 건강하시길 우리 주님과 성지 성인들께 두손 모아 기도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