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교구 요당리 성지

수원교구 요당리성지

19호(2008년 6월): 감정에 지배당하지 말고, 감정의 연출가가 되라. 아니 감정의 창조자가 되라.

글쓴이 : 요당리성지 날짜 : 08-06-16 10:03 조회 : 3974

제목: 감정에 지배당하지 말고, 감정의 연출가가 되라. 아니 감정의 창조자가 되라.

+ 그리스도 우리의 평화
사랑하는 요당리 성지 후원회 가족 여러분! 안녕하셨습니까? 6월 예수 성심 성월을 맞이하여 여러분들 모두가 영육간에 더욱더 건강하시길 우리 주님과 성지 성인들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그리고 아울러 새롭게 저희 성지 후원회에 가입해주신 안산 초지동 성당 후원회원 여러분들을 진심으로 환영드리며 이 지면을 빌어 다시한번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지난 회지를 통해 성전 설계에 대한 문제점을 말씀드리면서 새로운 성전설계와 시공사 선정에 대해서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이 염려해주시고 기도해주신 덕분으로 아래와 같이 성전 디자인(고딕형태)이 확정되었고, 이 디자인에 맞추어서 설계가 되어 6월 9일(월)에 5개 업체를 대상으로 현장설명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아마도 예정대로라면 6월 25일쯤 시공업체가 선정이 되어 본격적인 성전 신축 및 부속 건물 신축에 들어갈 것 같습니다.
조금은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왜냐하면 다른 성지들처럼 빼어난 주변 경관이나 눈에 뜨이는 관광지와 연계되지 않은 저희 성지의 특성상 성전 건물을 하나의 land mark처럼 특이하면서도 아름답게 지어 요당리 성지하면 “ 아 그 특이하고 아름다운 성전이 있는 성지”라는 특징을 나타내고 싶었는데 그것이 무산되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 아쉬움을 뒤로하고 새롭게 설계된 성전 디자인을 바탕으로 불리한 여건속에서도 많은 이들의 지친 영혼을 달래줄 수 있는 성지로 조성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여러분들도 기도중에 늘 함께하여 주시고, 시간이 허락되신다면 여러분들의 성지를 많이 방문하여 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참고로 공사기간 중에는 순례하시는데 있어서 조금은 불편함이 있을 것 같습니다. 이점 양해해 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아울러 7월달 회지를 통해서는 작년에 그랬던 것처럼 지난 1년간의 성지의 사업보고와 재정현황,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과 여러분들에게 드리는 당부의 말씀을 드리는 시간을 가질까 합니다. 많이 기대해주시고 좋은 업체가 선정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어떤 사람의 독특한 일상탈출

모 일간지에서 ‘일상탈출’이라는 주제로 여러 사람들의 원고를 소개했는데, 눈에 번쩍 띄는 글이 하나 있었습니다. 즉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루한 ‘일상탈출’을 위해 여행이나 자기만의 휴식 방법을 소개하는데 비해 이 유별나게 착한 분께서는 이렇게 자신만의 특별한 일상탈출 방법을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살면서 분하고 속이 상할 때면 나는 헌혈차를 타고 다른 세상으로 탈출한다.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스트레스도 쌓이고 억울한 일도 생기게 마련. 그럴 때 마다 술도 마시고 동료들을 붙잡고 상사 욕도 해 보았지만 공허함과 씁쓸함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길을 걷다 문득 눈에 들어온 헌혈차. 갑자기 알 수 없는 활력이 솟구쳐 차 속으로 뛰어 들어갔다. 어떤 불만이 생겼을 때 마음을 다스리는데 헌혈이 도움이 된다면 믿겠는가? 남을 위해 내 몸속의 소중한 피도 뽑는데 이런 작은 일도 이해하지 못하는가. 그래 웃고 넘어가자. 그러면서 전날 나를 잡아먹을 듯이 쏴 대던 상사에게 모닝커피를 직접 타 주는 것. 그러면 상사도 멋쩍은 듯 웃으며 내 어깨를 툭 친다(최진성, ‘샘터’ 4월호).“
참으로 특이하고 독특하게 일상탈출을 시도하는 분이시죠. 그런데 제가 이분의 이야기를 소개해드린 이유는 바로 이분의 모습속에서 우리가 지향해야 될 참된 삶의 모습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다시말해서 마태오 복음 5,13-16절을 보게 되면 이런 말씀이 나오고 있습니다.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 그러나 소금이 제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다시 짜게 할 수 있겠느냐? 아무 쓸모가 없으니 밖에 버려져 사람들에게 짓밟힐 따름이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산위에 자리 잡은 고을은 감추어 질 수 없다. 등불은 켜서 함지 속이 아니라 등경 위에 놓는다. 그렇게 하여 집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비춘다. 이와 같이 너희의 빛이 사람들 앞을 비추어,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를 찬양하게 하여라.” 즉 이 말씀은 소금과 빛으로서의 우리의 자격과 신원을 말씀하시면서 우리가 소금과 빛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착한 삶의 지향과 행실을 우리 삶안에서 끊임없이 추구해야 된다는 것입니다.
다시말해서 위에서 소개한 분의 궁극적인 일상탈출의 목적은 올바르게 살고자하는 자신의 신원에 대한 확인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빛과 소금으로서의 자격과 신원을 가진 우리 신앙인들 역시 그것을 유지하고 확인하는 비결은 하느님의 말씀에 따라 끊임없이 착한 마음씨를 지향하며 행동하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고 스트레스 쌓이고 억울한 일 생길 때 마다 “술이 해결을 해 줄 것이다. 아니 상대방 욕을 실컷 하면 풀릴 것이다”라는 세상적인 생각에만 머문다면 그 공허함과 씁쓸함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그대신 착한 마음씨를 하느님 안에서 가지고 그 다음날 나를 괴롭히고 욕하던 상사에게 커피 한잔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된다면 세상이 줄 수 없는 하느님의 위로와 평화가 우리의 삶을 지배할 것입니다.

2. 감정에 지배당하지 말고, 감정의 연출가가 되라. 아니 감정의 창조자가 되라.

마태오 복음 5,22에 보게 되면 이런 말씀이 나오고 있습니다.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자기 형제에게 성을 내는 자는 누구나 재판에 넘겨질 것이다. 그리고 자기 형제에게 ‘바보’라고 하는 자는 최고 의회에 넘겨지고, ‘멍청이’라고 하는 자는 불붙는 지옥에 넘겨질 것이다.” 예수님의 이 말씀은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 삶의 단면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아시기에 감정에 치우쳐 살아가는 우리의 삶이 아니라 화해하고, 용서하고, 이해하는 삶의 모습을 지향하라는 것입니다. 즉 “네가 제단에 예물을 바치려고 하다가 거기에서 형제가 너에게 원망을 품고 있는 것이 생각나거든 예물을 거기 제단 앞에 놓아두고 물러가 먼저 그 형제와 화해하여라. 그런 다음에 돌아와서 예물을 바쳐라.”
그래서 누군가 말했습니다. “감정에 지배당하지 말고, 감정의 연출가가 되라. 아니 감정의 창조자가 되라.” 그렇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우리가 선택한 수많은 삶의 결단 앞에서 기뻐하기도 하고, 후회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 기쁨과 후회의 순간을 되돌아보면 우리는 우리가 가졌던 감정을 어떻게 사용했는가에 따라 희비의 순간이 결정지어졌다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이런 말도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눈과 귀는 두 개씩 만드셨는데 왜 입은 하나만 만드셨는가? 그것은 보고 들은 것을 1/4만 내뱉도록 하신 것이다.” 즉 보고 들은 것에 대해 휩쓸리는 내가 아니라 하느님 안에서 보고 들은 것을 정제하여 이해와 용서와 온유와 겸손으로 우리를 이끌기 위해서다.
그래서 어떤 자매의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 자매는 결혼 10년차 주부인데 남편과의 관계가 소원해져 툭하면 싸움을 벌이곤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이었습니다. 그날도 어김없이 남편이 술에 취해 퇴근하면서 갑자기 “커피 한잔 타와”하며 소파에 드러눕는 것이었습니다. 그 모습에 순간 화가 났는데, 갑자기 “아 저 사람이 나와 대화하고 싶어 하는구나”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생각이 들자 전과는 달리 남편 앞에 다소곳이 앉아 남편이 듣는둥 마는둥 해도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이러기를 며칠, 남편도 이제는 진지한 모습으로 아내와의 대화에 임했고, 이제는 예전의 관계를 회복했다는 것입니다. 감정의 조절, 감정의 연출, 아니 감정을 창조함으로써 착한 사람으로서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우리는 이렇게 드러낼 수 있습니다. 그러기에 감정에 지배당하지 말고, 감정의 연출가가 되십시오. 아니 감정의 창조자가 되십시오.

사랑하는 요당리 성지 후원회 가족 여러분! 교적상 신자가 하나도 없는 가운데에서도 저희 성지가 존재하는 이유는 여러분들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늘 여러분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며, 부족하지만 하느님 안에서 성지개발을 위해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시한번 여러분들 모두가 영육간에 건강하시길 우리 주님과 성지 성인들께 두손 모아 기도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