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교구 요당리 성지

수원교구 요당리성지

51호(2011년 2월): 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하느님께서 주신 사명으로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글쓴이 : 요당리성지 날짜 : 11-02-01 09:26 조회 : 3729

+ 그리스도 우리의 평화
사랑하는 요당리 성지 후원회 가족 여러분! 안녕하셨습니까? 일전에 모방송에서 故이태석 신부님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었습니다. 신부님에 관한 이야기라 유심 있게 바라보다가 생전에 하셨던 신부님의 육성이 제 자신을 다시한번 돌아보게 하였습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로서 이 지상의 삶이 아니라 저 세상, 즉 천상의 삶을 지향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지향아래 하느님께서 우리를 부르시면 언제든지 천상으로 나아갈 수 있는, 비상할 수 있는 영혼의 허허로움을 갖추어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천상의 삶이 아니라 이 세상에 대한 삶의 집착, 욕심으로 영혼이 비대해져 그분이 부르셔도 나아가지 못하고, 비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내려놓아야 합니다. 버릴 건 버려야 합니다. 이럴 때 우리는 힘차게 비상하여 그분 앞에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누구인지를 항상 알고 살아간다는 것은 이 세상 나그네 살이에서 중심을 잃지 않고 살아나갈 수 있는 원동력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로서, 천상의 삶을 지향하는 사람들로서 영혼의 허허로움을 늘 지향하도록 노력해야 될 것입니다.

1. 가난함도, 부유함도, 꿈도, 근심도 하느님께서 주신 사명으로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미국에서 ‘오프라 윈프리 쇼’를 진행하는 오프라 윈프리는 미국인과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방송인입니다. 그런데 그녀의 영향력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즉 그녀가 가난한 보육원을 방문해 그곳에 도움이 필요하다고 10초만 이야기하면 다음 날 수십 억의 기부금이 들어오고, 그녀가 괜찮다고 추천하는 책은 순식간에 베스트 셀러가 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오프라 윈프리이지만 그녀의 과거는 불행했습니다. 그녀는 빈민가에서 가난한 흑인의 사생아로 태어났고, 9세 때에는 사촌오빠에게 강간을 당했으며, 14세 때에는 미혼모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약에도 손을 대 감옥에 수감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런 그녀를 바꾼 결정적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성경을 통해서였습니다. 즉 오프라 윈프리는 자신의 모델은 ‘모세’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성경에 나오는 모세의 삶을 바라보면서 ‘과거가 미래를 결정짓는 결정적인 요소가 될 수 없다’라고 단정지었고, 이런 생각으로 그녀는 가난함도, 부유함도, 꿈도, 근심도 하느님께서 주신 사명으로 받아 들였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확신아래 그녀는 자신의 삶의 개척해 나갔고 오늘날에 자신을 만들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녀는 그녀의 자서전 ‘이것이 사명이다’에서 자신의 인생 철학을 네 가지로 말하고 있습니다.

첫째, 남보다 더 가졌다는 것은 축복이 아니라 사명이다.
둘째, 남보다 아파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고통이 아니라 사명이다.
셋째, 남보다 설레는 꿈이 있다면 그것은 망상이 아니라 사명이다.
넷째, 남보다 부담되는 어떤 것이 있다면 그것은 짐이(문제) 아니라 사명이다.

그녀는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나 때문에 자신들의 삶이 바뀌었다고 말해 줄 때마다, 나는 ‘내가 옳은 길을 가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미래를 바라볼 때면 너무 부셔서 눈이 멀어질 것 같습니다.” 그녀의 이런 말은 우리가 앞으로의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해주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항상 기쁜 일, 좋은 일, 행복한 일만 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것이 우리의 인생입니다. 하지만 기쁠 때 뿐만 아니라 순탄하지 않은 내 삶의 역경 속에서도 ‘하느님께서 나와 함께 하시며 나의 길을 인도하고 계시다’라는 확신을 갖는다면 오프라 윈프리, 그녀가 보여주었던 삶의 모습대로 우리도 우리에게 주어진 그 모든 것을 하느님께서 주신 사명으로 받아들이고 힘차게 살아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사제인 저도 하느님께서 제게 주신 삶을 얼마 살지는 않았지만 지나온 삶을 되돌아보면 모든 것이 은총이었음을 깨닫습니다. 그래서 힘들었던 순간보다는 지금의 은총의 결과를 바라보며 기뻐하고 감사합니다.
2011년, 새해를 시작한지 한 달이 지났습니다. 벌써부터 삶의 험난한 굴레 때문에 새해를 시작하며 가졌던 희망찬 모습보다는 힘들어하고 지쳐있는 우리가 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당장의 그 고난을 바라보기보다 그 일을 통해 우리에게 주어질 하느님의 놀라운 은총을 생각하며 삶의 발걸음을 힘차게 걸어나가시는 여러분들이 되시길 기원드립니다.

2. 인생은 B(birth)와 D(death) 사이에 C(choice, Change, Challenge)다
“인생은 B(birth)로 시작해서 D(death)로 끝난다는 사르트르의 말대로, 모든 사람은 태어난 순간부터 한 시도 멈추지 않고 죽음을 향해 돌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우리의 실존을 생각하면 절망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절망할 수밖에 없는 우리의 실존 앞에서 그래도 다행스러운 것은 하느님께서 B(birth)와 D(death)사이에 C(choice)를 주셨다는 사실입니다. 즉 사람은 눈을 감는 순간까지 수많은 선택을 하며 살아갑니다. 한 순간도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지만, 그 선택에 따라 우리의 삶과 미래는 결정되고 있습니다. 삶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선택들, 일상 속에서 선과 악의 선택, 또한 가치관과 직업, 배우자의 선택은 거대한 환경과 견줄 수 없는 평생 자신의 행․불행의 조건들입니다. 그리고 인생 전체를 통해 가장 중요한 하느님께 대한 결단은 영원과 결부되어지는 일생일대의 선택의 문제입니다.
이렇게 B(birth)에서 D(death)로 가는 인생은 먼저 선택(choice)이라는 C를 통해 행복한 삶의 기회(chance)를 갖게 됩니다. 그 다음으로는 변화(Change)라는 C를 통해 기회를 얻게 됩니다. 그런데 변화와 관련된 세 종류의 사람이 있습니다.
먼저 변화를 죽기보다 싫어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편안한 것을 좋아하는 것이 우리의 본성이지만, 특별히 어떤 일이든 바뀌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은 평생 하늘의 감격도 누리지 못한 채 무덤에 들어갑니다.
두 번째는 언제나 뒤 따라가는 사람이 있습니다. 즉 새로운 상황에 끼지도 못한 채 겨우 적응하기에 바쁜 사람은 보통 소시민적으로 생존함에 만족하고 남다른 내일에 대한 계획은 생각만 할 뿐 전혀 움직임이 없습니다.
세 번째는 변화를 기회(chance)로 여기는 사람입니다. 가만히 있는 자체를 더 괴로워하며, 언제나 현실에 만족하지 않고 늘 움직이며 내일을 준비하는 사람입니다. 이런 사람은 죽음 앞에서도 절망하지 않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에게 자유의지를 주셨고, 우리 삶안에 무수한 은총의 기회를 주셨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회란 오직 의지로 선택하고 변화되어질 때 자신의 것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변화가 없으면 기회도 없고 성공도 없습니다. 초단위로 변하는 요즘 세상에서 변화의 주체가 되지 않으면 시간이 흐를수록 새롭게 변하는 세상에서 구경꾼이 되어갈 수 있습니다. 독수리가 다른 새와 다른 점은 날개 짓으로 날지 않고 가만히 있다가 바람이 불 때 다만 바람 속에 들어가 떠 있으면서 목표를 향해 정진한다는 점입니다. 독수리에게는 바람이라는 위기가 기회였던 것입니다.
사람은 태어나서 죽는 그 순간까지 얼마나 많은 바람을 만나고 있습니까? 하지만 하느님께서는 그 위기를 통해 찾아오십니다. 그러므로 선택의 때를 바로 알고 늘 준비해야 합니다. 사람에 따라 위기가 될 수도 있고, 오히려 변화를 통한 축복의 기회가 될 수도 있겠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의 축복은 반드시 변화를 통해 찾아온다는 점입니다. 우리가 가만히 있든 변신하든지 어차피 인생은 내 의지와 상관없이 D(death)로 가고 있기에 그 D(death)가 무덤이 아니라 하늘이 되도록 변신해야만 합니다. 생각이 변하면 말이 변하고, 말이 변하면 행동이, 행동은 습관을, 인생을 바꾸어 놓습니다. 변하지 않으면 아무런 기회도 없습니다.
이렇듯 B(birth)에서 D(death)로 가는 인생은 선택의 C(choice)가 변화의 C(Change)를 요구하면서 마지막 단계인 도전(Challenge)이라는 C를 통해 기회가 찾아옵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은 도전하는 사람입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말이 있듯이 도전할 때 불가능한 일도 길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어리석은 사람은 희망 속에서 절망을 보나, 현명한 사람은 절망 속에서 희망을 캔다고 했습니다. 인생은 B(birth)에서 D(death)로 끝난다고 하지만 그 D도 죽음(Death)이냐 아니면 꿈(Dream)이냐 하는 것은 그 사람이 어떻게 도전 하느냐에 달려있습니다. 오직 도전하는 자만이 정복할 수 있고 승리할 수 있기에 더 크고 더 높은 목표를 향해 도전하는 용기 있는 우리 삶이 되어야겠습니다”(윤명신님의 글 중에서).
그렇습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삶은 정해진 운명의 굴레가 아니라 창조하여 가꾸어나가야 할 선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앞서 소개해드린 글의 내용처럼 하느님께서 주신 삶의 기회들을 선택하고, 선택된 그 기회를 내 삶의 은총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도전하는 우리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누구도 자신의 어제를 바꿀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 자신의 내일은 바꿀 수 있습니다. 언제나 함께 하시는 하느님과 함께 우리에게 주어진 삶의 여건을 기회로 바꾸고, 은총으로 변화시키는 여러분들이 되시길 기원드리겠습니다.

사랑하는 요당리 성지 후원회 가족 여러분! 교적상 신자가 하나도 없는 가운데에서도 저희 성지가 존재하는 이유는 여러분들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늘 여러분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며, 부족하지만 하느님 안에서 성지개발을 위해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